경제, 일상

홍콩과 한국 금융산업

드리프트 2021. 7. 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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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거의 홍콩 금융산업과 중국 반환 후의 홍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20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더욱 가열됨에 따라 홍콩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금융 회사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해왔던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유치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이 홍콩 현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2020년 8월을 기준으로 홍콩에서 영업 중인 헤지펀드는 420곳으로 이들이 운영하는 자금 규모는 총 91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09조 원에 이릅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금은 이미 310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최근 들어 홍콩 시민들의 해외 계좌 개설 문의가 30% 가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홍콩인들이 중국의 직간접적인 간섭에 우려하여 홍콩을 떠났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때 홍콩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도 평가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반환 시점을 앞둔 많은 홍콩의 영화인들은 중국의 직간접적인 통치 아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홍콩은 세제를 비롯해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자유롭게 영화 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산업환경도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홍콩 영화인들이 홍콩을 이탈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홍콩의 영화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시점을 즈음하여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홍콩 유명인들 상당수가 해외 국적을 취득하거나 홍콩이 아닌 해외를 거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홍콩 느와르의 창시자인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으로 유명한 오우삼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주선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페이스 오프”, “브로큰 애로우” 등의 영화를 만들어 큰 흥행을 거둡니다.

 

 성룡을 비롯한 주윤발, 이연걸 등 홍콩 최고 스타 배우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윤발 역시 할리우드로 진출에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애나 앤드 킹”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이연걸은 “리셀웨폰 4”, 양자경은 007 영화의 본드걸로 출연 미국 시장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것은 영화감독과 배우들만이 아닙니다.

 

 성룡의 스턴트팀인 성가반과 홍금보의 스턴트 팀인 홍가반도 할리우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성가반과 홍가반은 “매트릭스”, “와호장룡" 등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에 참여하면서 수십 년간 홍콩에서 구축한 스턴트 노하우를 할리우드에 전수해 주었습니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홍콩 영화산업을 지탱해 오던 감독, 배우, 제작진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홍콩영화는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93년 홍콩 내 홍콩 영화의 극장 수입은 10억 홍콩 달러 수준이었으나 홍콩 반환 직후인 98년에는 4억 1,200만 홍콩 달러 수준으로 40% 가까이 급락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홍콩 영화 제작사의 경영 구조가 악화되어 제작비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고 과거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졸속 영화들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결국 지금 홍콩 영화의 위상은 90년대 전성기에 비해 크게 위축된 상황입니다.

 

 최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많은 인근 아시아 국가들이 홍콩 소재의 금융회사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홍콩에서 전개되는 심상치 않은 상황을 지목한 인근의 아시아 국가들은 이 기회에 홍콩의 금융회사들을 유치하여 자국의 금융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은 최근 금융 관련 법규를 지정하여 홍콩이 유사시 금융 사업자가 피난할 경우 신속하게 일본에서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금융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인허가를 거쳐야 하고 이러한 인허가를 획득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게 통상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금융상품 거래법과 관련된 조항을 개정했습니다.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면 빠르면 3일 이내 등록증이 발급되어 곧바로 영업이 가능하도록 조정하였습니다.

 

 이후에도 금융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임차료 경감 등의 추가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적극 준비 중에 있습니다.

 

 대만 역시 홍콩의 대체재로 대만이 선택될 수 있도록 다양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만 정부는 홍콩 시민이 대만으로 이민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전담 사무소도 마련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 조세피난처에 등록한 자산을 대만으로 쉽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해외 계좌에 대만 송금 제한부터 철폐했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최근 대만 정부는 미국계 글로벌 회사 3~4곳이 대만으로 이전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상에서 열거한 인근 국가들의 노력은 홍콩에 위치한 글로벌 금융 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인 내용들임은 분명합니다.

 

 실제 많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홍콩을 선택한 이유로 규제 완화를 1순위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발표하는 세계 각국의 경제 자유도 평가에서 홍콩은 2017년까지 24년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 한 바 있습니다.

 

 2017년 세계은행에서 수행한 기업환경 평가에서도 홍콩은 전체 4위를 차지하며 최상위권에 놓였습니다.

 

 금융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유로운 경영활동이 가장 먼저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제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 요구하는 금융 서비스의 내용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개별 금융 소비자들 역시 자유로운 금융 서비스를 그 무엇보다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업이 발달하는 데 있어 규제가 얼마나 커다란 제약 조건이 되는지를 확인해 주는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전 세계적으로 대두된 이슬람 금융 유치 경쟁이 바로 그것입니다.

 

 당시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이슬람 금융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경합을 벌인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영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는 별다른 유치 성과도 보이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지만 금융 관련 규제가 거의 없는 홍콩을 달랐습니다.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금융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일반적인 금융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대표적으로 이슬람 금융은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받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슬람 금융은 여타 일반적인 금융회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자를 수취합니다.

 

 주택 구입 자금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보통의 은행은 고객에게 주택구입 자금을 빌려주고 해당 고객이 대출받은 돈으로 주택을 구입하면 그 고객은 은행에 이자를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자 수취가 금지된 이슬람에서는 고객이 구입하고자 하는 주택을 은행이 구입을 합니다.

 

그리고 해당 은행은 고객에게 이자 대신 임대료를 받는 형태로 해당 주택을 고객이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 줍니다.

 

 대출 기간이 만료되면 고객과 은행은 당초 합의된 계약내용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해당 주택을 구입하여 자신의 소유로 합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슬람 기업이 항공기를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자 수취가 금지된 이슬람 금융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은 특수목적 회사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해당 회사 명의로 항공기를 구입한 뒤 비행기를 필요로 하는 회사에 이를 대여해 줍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이 해당 회사로부터 받은 금액은 이자가 아니라 대여료가 되는 겁니다.

 

 2011년 당시 국내의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금융 사업을 시행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업과 일반적인 산업 부분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는 금산분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주택 임대업 내지 비행기 등과 같은 실물 자산을 임대하는 행위 자체가 쉽게 용인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홍콩은 우리와 상황이 크게 달랐습니다.

 

 홍콩은 금융회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에 커다란 제약이 없습니다.

 

 심지어 금융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도 자유입니다.

 

 대신 설립된 금융 회사의 재무건전성 등 자격 요건에 따라 취급할 수 있는 금융자산의 한도와 내용이 상이할 뿐입니다.

 

 이처럼 유연한 홍콩의 금융 관련 제도들 덕분에 당시 홍콩은 적지 않은 이슬람 금융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회사들이 홍콩을 선택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자유로운 경영 환경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글로벌 금융회사를 유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금융회사들이 어떤 지역에 터전을 잡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금융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기가 용이해졌다고 해서 금융 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송금 한도를 완화하고 다양한 세제 완화 정책을 도입했다고 해서 금융회사가 달려 오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금융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되지 못합니다.

 

세제 및 외환거래 정책과 같은 법과 제도는 언제든 상황이 바뀌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금융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할까요?

 

 금융회사와 금융 종사자들이 선호하는 금융 환경이 무엇인지 지금까지 홍콩이 어떤 경로를 거쳐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보면 쉽게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홍콩이 금융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 배경은 생각보다 오래됩니다.

 

 중국 남부에 자리한 홍콩은 수심이 깊은 앞바다를 두고 있어 예전부터 원거리 무역항으로 널리 활용되어 왔습니다.

 

 홍콩이라는 이름도 “향을 수출하는 항구”라는 의미의 홍콩(香杭)을 광둥어로 발음한 것입니다.

 

일찍이 항구 도시로 성장한 홍콩은 자연스럽게 서구 열강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 후인 1843년 홍콩이 영국에 할양되어 약 150년 동안 영국 통치 아래 놓였고 1997년이 되어서야 중국으로 반환이 되었습니다.

 

 영국이 중국 내 수많은 해양 도시 중 할양받을 도시로 홍콩을 선택한 것은 홍콩이 일찍부터 무역에 활용되었던 도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홍콩은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서 금융 산업이 발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 대규모 무역은 금융산업과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 제도가 자리매김한 것도 원거리 무역을 수행한 동인도 회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보험, 채권 등 금융상품 역시 불확실성이 높은 원거리 무역을 수행하는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 아래 발전해 왔습니다.

 

 홍콩이 영국에 할양된 이후 홍콩은 자연스럽게 서구 열강의 무역거점 기지로 활용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다국적 금융기관이 입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홍콩을 기반으로 여러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활동 하기 시작한 뒤 홍콩은 이들 금융회사 직원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거주 여건을 갖추는 형태로 진화 발전을 해왔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홍콩이 어떠한 도시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 인들을 유치하기 적합한 환경이 무엇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힌트 중 하나는 홍콩이 세계적인 관광지라는 점입니다.

 

 홍콩의 4대 대표 사업 중 하나는 관광사업인데요, 홍콩의 연간 관광객 수는 1,500만 명이 넘습니다.

 

이는 홍콩 인구가 745만 명이라는 점과 홍콩의 면적이 1,104 제곱 km로 서울의 1.8 배 정도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홍콩 관광이 본격화되면서 홍콩의 관광객 수치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전체 관광객의 20% 미만이었던 것이 중국인 관광객 수였으나 2002년 41.2%, 2009년 60.7%에 이어 2016년에는 76%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고 좁은 홍콩 영토 위에는 어떠한 특별한 문화 유적지나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해외 관광객들은 무엇 때문에 홍콩에 달려간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홍콩이 쇼핑의 천국이라는 점입니다

 

 

 

홍콩은 세계적인 명품, 유명 브랜드 매장이 한 쇼핑몰 안에 모여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물건이라 하더라도 홍콩에서는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홍콩에서 물건이 저렴한 이유는 관세가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와 같은 소비세를 홍콩에서는 부과하지 않습니다.

 

 일부 주류와 담배, 유류에만 개별소비세가 부과되고, 그리고 이러한 세제 혜택 덕분에 홍콩에서는 같은 물건이라도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저렴합니다. 

 

이러한 세제 혜택은 사실 쇼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홍콩은 금융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은 세목,  낮은 세율, 간편한 행정절차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던 과정에서 쇼핑의 천국이라는 부수적인 타이틀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홍콩은 물건 가격만 싼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점원들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어 물건 구매에 어려움이 전혀 없습니다.

 

 홍콩인들과 명함을 교환하다 보면 영어 이름만 표시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홍콩 시민 대부분이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영국 식민지였기 때문입니다.

 

 난징 조약으로 영국령이 된 1842년부터 중국에 반환된 1997년까지 홍콩은 150년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는 과정에서 당연히 영어를 준공용어로 사용하게 됩니다.

 

 홍콩의 주요 공용어가 영어라는 점 역시 글로벌 금융 회사를 유치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융 산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발전해 왔습니다.

 

 이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전 세계 지점을 개설하여 상거래가 유발되는 지역이 어디라 하더라도 입출금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특정 국가를 기반으로 한 금융회사들과 달리 글로벌 금융회사들을 직원으로 두고 있는 회사들은 영어를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즉 홍콩 시민 대부분이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것은 외국인 관광객에만 적합함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홍콩에 거주하는 수많은 글로벌 금융회사 직원들이 더 큰 혜택을 보고 있다 할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 대부분은 다국적 직원들이고, 이 때문에 사내에서는 영어를 기반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사내 직원들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거점 지역으로 영어권 지역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금융기관 종사자는 업무의 특성상 특정 고객과 인연을 맺게 되면 장기간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의 재무상태를 전담한다는 것은 고객의 사생활을 알게 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특정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이 계속해서 바뀐다면 고객 입장에서 불안감과 불쾌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의 재무 상담 직원의 경우 대를 이어 재무 상담을 수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에서 직원들이 선호하는 근무처는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쾌적한 지역입니다.

 

 이 점에서도 홍콩은 최적지라 할 수 있습니다.

 

홍콩은 ESF라고 해서 “English School Foundation” 계열의 국제학교가 홍콩 각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들 국제학교는 학비가 크게 비싸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100%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자녀를 교육시키기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최근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 중국 정부는 이들 영어 중심 교육의 대부분을 폐쇄하고 중국어를 기반으로 한 학교로 개편하고 일부만 남겨두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홍콩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편리한 교통편 때문입니다.

 

 홍콩은 세계 주요 도시로 운행하는 비행기 대수가 다수 편성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홍콩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다시 시내 여러 곳을 이동하는 데 있어서도 그 어떤 도시보다 편리한 것이 홍콩입니다.

 

 

 

 뿐만 아니라 홍콩은 택시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콩은 어디에서나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택시를 잡기 위해 멀리 걸어갈 필요도 없고, 빈 택시를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공항이나 페리 터미널, 백화점 등 대부분의 공공장소는 택시 이용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현관을 나오자마자, 회사 로비를 나오자마자 바로 택시를 탈 수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금융인들에게 시간은 곧 돈입니다.

 

 이런 금융인들이 이동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 또한 금융기관이 입지 하기 적합한 장소를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인입니다.

 

 금융인들의 불필요한 시간 허비를 막기 위한 배려는 택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홍콩의 비행기 운항 시간은 아시아의 주요 도시를 당일 왕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홍콩은 자정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자정에 아시아 주요 도시를 향해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수면을 취하고 새벽에 도착지에 도착한 뒤 오전부터 오후까지 여러 비즈니스 미팅을 수행하고 저녁 즈음 홍콩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탑승하면 됩니다.

 

 교통편, 언어 환경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주거 문제입니다.

 

 

 홍콩은 전 세계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비싼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평당 1억 원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비싸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파트를 지을 부지가 적다는 점입니다.

 

 홍콩의 면적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서울의 1.8배 수준입니다.

 

 이중 아파트 부지이자 중요 시설물이 입지 한 홍콩섬과 카우룽 반도가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1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지역은 군소한 섬들과 전원 지대로 원칙적으로 주택을 지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층고를 높인다 하더라도 제한된 면적에 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홍콩의 초고가 아파트가 많은 또 다른 이유는 아시아의 부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 홍콩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부호들은 홍콩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세제혜택과 금융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홍콩에 거주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재산에 부합하는 거주 공간으로 대형 평수에 초호화 아파트를 선호합니다.

 

 우리가 종종 신문 지면상에 마주치는 홍콩의 초고가 아파트들은 일반 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아닌 아시아의 부호들 내지 글로벌 금융회사 간부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홍콩의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 걸까요?

 

홍콩 정부는 아주 오랫동안 일반 홍콩 시민과 글로벌 금융 종사자들에게 저가의 거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해 왔습니다.

 

 홍콩은 1978년부터 공공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정책 기조는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 주택은 우리나라의 공공주택과는 그 내용이 사뭇 다릅니다.

 

 홍콩 정부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화된 공공주택을 공급합니다.

 

 소득이 가장 낮은 대상들을 위한 공공주택, 그보다 상위 계층에 해당되는 대상에게는 보다 쾌적한 공공주택 환경을 조성하여 제공합니다.

 

 즉 홍콩 정부는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시민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홍콩 정부의 공공 주택 정책이 홍콩의 부동산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민 중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사람은 200만 명 이상이며 공공분양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사람들 역시 100만 명이 넘는 상황입니다.

 

 즉 홍콩 시민 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공공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죠.

 

 홍콩 행정 수반을 역임한 도널드 창(Donald Tsang)은 2007년 아시아 금융 포럼에서 홍콩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금융 허브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 신뢰할 수 있는 법체계,
  • 효율적인 정부, 
  •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
  • 낮은 세금,
  • 자유로운 자본 유출입,
  • 언제든 교환 가능한 통화,
  • 그리고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우리나라도 20년 전 동북아 금융허브 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한 바 있죠.

 

 이와 함께 국내 금융회사들을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 속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보다 구조적인 차원의 접근이 미흡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금융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홍콩의 상황들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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