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에이펙스 인간판 프레데터라 불리는 이유와 솔직한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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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에이펙스 인간판 프레데터라 불리는 이유와 솔직한 감상평

리처드 코넬의 1924년 단편 소설 '가장 위험한 게임'은 영화계가 아주 오랫동안 사랑해 온 소재 중 하나인데요.


돈 많고 지루함에 빠진 사냥꾼이 사람들을 외딴섬으로 유인해 스포츠처럼 사냥한다는 설정은 지금 봐도 참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상어 영화가 끊임없이 제작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최상위 포식자'라 믿으면서도 동시에 누군가에게 사냥당하는 상황을 끊임없이 궁금해하기 때문이거든요.

 

영화 '에이펙스(Apex)'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부부 사샤(샤를리즈 테론)와 토미(에릭 바나)가 폭풍우 속에서 트롤 월을 등반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요.


예고편을 보았거나 위험한 등반을 소재로 한 영화를 즐겨 본 관객들이라면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충분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초반 시퀀스는 사샤가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무모할 정도의 결단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아주 효과적으로 보여주거든요.

그로부터 5개월 뒤 사샤는 홀로 카약 서핑을 즐기기 위해 호주의 외딴 지역을 찾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기분 나쁜 시선을 보내는 현지 남성들과 달리 그녀를 존중해 주는 듯한 친절한 남자 벤(태런 에저튼)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누가 사샤를 위협하는 진짜 위험한 인물인지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밝혀지게 되거든요.


벤은 곧 강력한 컴파운드 보우를 들고 사샤를 사냥하기 시작하며 생사가 오가는 이 상황 자체를 소름 끼치도록 즐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에이펙스는 반전을 노리는 영화라기보다는 상황 그 자체에 집중하는 작품인데요.


영화 '프레데터(Predator)' 시리즈처럼 전개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지만 사냥당하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겪는 처절한 과정을 아주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사샤는 맨손으로 절벽을 오르고 급류를 헤엄치며 때로는 폭포 아래로 몸을 던지는 등 벤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투를 벌이거든요.



영화 곳곳에는 깜짝 놀랄 만한 공포 요소와 잔인한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긴 시간 이어지는 사샤의 인내심과 생존 투쟁에 있는데요.


이 또한 프레데터 영화처럼 압도적인 기술과 신체 조건을 가진 사냥꾼에게 맞서 평범한 피해자가 어떻게 반격을 시도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영화는 배경이 되는 자연환경 그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처럼 살아 움직인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거든요.



영화 '에베레스트'의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감독과 '조커'의 촬영 감독 로렌스 셔가 만나 에이펙스에 압도적인 영상미를 불어넣었는데요.


풍부한 색감과 거친 야생의 질감 그리고 드론으로 촬영한 광활한 풍경은 이 영화를 단순한 넷플릭스 영화 이상의 스케일로 보이게 만듭니다.


단순한 서사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며 가볍게 시청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화면 속에 담긴 영상미가 너무나 훌륭하거든요.

에이펙스가 기존 프레데터 영화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주인공 사샤가 도구를 이용한 지능적인 함정을 거의 파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사샤는 정교한 덫을 만드는 대신 벤과 자연이 가하는 모든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저 끝까지 버티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대사가 거의 없고 인물의 깊은 내면을 설명하지도 않지만 관객은 그녀의 행동만으로도 그 고집스러운 생존 본능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거든요.



다만 8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등반 장면이나 급류 장면은 때때로 조금 과하게 길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는 방식보다는 육체적인 고통을 전시하는 방식에 가깝다 보니 서사적인 깊이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에이펙스는 인간 신체의 한계를 다룬 아주 효율적이고 깔끔한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 번쯤 긴장감을 즐기며 감상하기에는 충분하지만 프레데터처럼 수십 년간 이어질 시리즈로 발전하기에는 조금 힘이 부족해 보입니다.


강렬한 현장감을 선사할 영화 에이펙스는 오는 4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