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라이드!'의 결정적 한 수, '조커 아류작'이라는 오명 속에 숨겨진 '경쟁작 무력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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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라이드!'의 결정적 한 수, '조커 아류작'이라는 오명 속에 숨겨진 '경쟁작 무력화' 전략

 

최근 할리우드는 그야말로 '피로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슈퍼히어로 장르의 반복에 관객들은 지쳤고, 고전 명작의 리메이크는 '추억 파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 일쑤죠.


이런 상황에서 매기 질렌할 감독의 신작 '브라이드!'는 시작부터 거대한 암초를 만났습니다.


하필이면 이 시대 최고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역시 '프랑켄슈타인'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자칫하면 '거장의 진짜 프랑켄슈타인'과 비교당하며 '아류작'으로 잊힐 절체절명의 위기였던 겁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워너브라더스는 정면승부를 피하는 완전히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영화 '조커'의 성공 공식을 노골적으로 이식한 듯한 첫 번째 예고편을 공개하는 승부수였죠.


표면적으로는 '또 조커 따라하기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 수가, 사실은 경쟁작을 무력화시키고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려는 무서운 '플레이북'의 시작이었습니다.

첫 번째 플레이북: '고전'이 아닌 '현상'에 올라타라

이번 예고편의 가장 영리한 지점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고전의 무게를 스스로 내려놓았다는 점입니다.


200년 된 고딕 소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대신, 그들은 가장 최근의 가장 성공적인 문화 '현상'인 '조커'에 올라타는 길을 택했거든요.


예고편의 기괴하고 불안정한 분위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의 광기 어린 로맨스, 강렬한 색감의 미장센까지 모든 요소가 관객들에게 '조커'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댓글 반응을 보세요.


'조커와 할리퀸이 생각난다', '우리가 원했던 조커 2는 이런 모습이었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에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낡은 서랍에서 영화를 꺼내는 대신, '조커'라는 가장 뜨거운 진열대에 자신의 영화를 올려놓는 '프레임 전환' 전략인 거죠.


덕분에 '브라이드!'는 '또 하나의 고전 리메이크'가 아닌, '조커의 계보를 잇는 문제작'으로 단숨에 포지셔닝 되었습니다.

두 번째 플레이북: '프랑켄슈타인'이 아닌 '조커'로 싸워라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과 정면으로 붙는다면 승산은 희박합니다.


크리처 장르의 대가인 그가 만드는 정통 고딕 호러와 '누가 더 원작에 충실한가', '누가 더 크리처를 잘 구현했나'로 경쟁하는 건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거든요.


'브라이드!'의 제작진은 이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싸움의 종목 자체를 바꿔버렸어요.


'브라이드!'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IP를 빌려왔을 뿐, 실제로는 '보니 앤 클라이드' 식의 도주극이자, 두 아웃사이더의 파괴적인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이제 이 영화는 델 토로의 영화와 '누가 더 나은 프랑켄슈타인 영화인가'를 두고 경쟁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저쪽이 '괴물'의 고뇌를 깊이 파고든다면, 이쪽은 '광인'들의 사랑을 스타일리시하게 보여주면 그만이니까요.


표면적으로는 같은 IP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장르, 다른 리그의 영화로 스스로를 규정하며 무의미한 비교를 원천 차단하는 고도의 '차별화' 전략입니다.

세 번째 플레이북: 감독의 이름값 대신 '광기의 페르소나'를 팔아라

기예르모 델 토로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입니다.


관객들은 '델 토로가 만드는 판타지'를 기대하며 극장을 찾죠.


반면 매기 질렌할은 훌륭한 배우이자 전작으로 실력을 입증한 감독이지만, 아직 대중적인 흥행 파워를 가진 이름은 아닙니다.


이 불리함을 '브라이드!'는 '크리스찬 베일'이라는 배우의 '광적인 페르소나'로 정면 돌파합니다.


'다크 나이트', '아메리칸 사이코' 등을 통해 관객의 뇌리에 박힌 그의 메소드 연기와 기괴한 변신 능력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를 자연스레 연상시키죠.


예고편은 의도적으로 크리스찬 베일의 얼굴과 그의 불안한 연기에 집중하며, '이번엔 또 얼마나 미친 연기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합니다.


즉, '감독의 세계관'을 파는 델 토로의 방식과 달리, '배우의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영화를 마케팅하는 전략을 선택한 겁니다.


이는 '조커'가 호아킨 피닉스라는 배우의 하드캐리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성공 공식을 그대로 가져온 영리한 한 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이 시사하는 것

'브라이드!'의 첫 예고편은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불리한 시장 상황과 강력한 경쟁자라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던진 치밀한 전략 보고서와 같습니다.


'조커 아류작'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조커'의 후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경쟁자와의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들며, 배우의 스타성을 무기 삼아 전혀 다른 운동장을 만들어낸 것이죠.


이 플레이북이 성공한다면, '브라이드!'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이 개봉하든 말든 상관없이 자신만의 관객을 확보하며 독자적인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될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두 편의 위대한 '프랑켄슈타인' 영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시작부터 영리하게 판을 짠 이들의 다음 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