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상

일본 정치 이해, 자민당의 일당 독재

드리프트 2021. 10. 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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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는 주요 정당의 대권 주자 선저에 한참 이면서 내년에 펼쳐질 대통령 선거 준비에 한참인데요.

 

가까운 일본은 정치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한번 알아 볼까 합니다.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어렸을 때는 공산주의도 아니고 자유주의도 아니고 중립주의 국가인지 알았고,  중학교 2학년때 사회 선생님이 말씀해준 일본이 민주 자유주의 국가라는것에 약간 쇼크를 받았었는데요.

 

참고로 일본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총리를 선출하고 그 총리가 정부 관료를 움직이는 정치 체제입니다.

 

왜 그럼 일본은 일당 독재가 계속 될까요?

 

그 의문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여러가지 사회적 현상으로 정권이 바뀌는게 일반적이다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우리 나라도 따지고 보면 1당 독재에서 야당으로 정권이 바뀐게 98년 김대중 정권이 처음이었습니다.

 

97년 IMF 사태를 맞아 나라 경제가 폭망해서야 정권이 바뀌었는데요.

 

사실 제 3의 후보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나라가 망해도 정권이 바뀌지 않았을 거였습니다.

 

그 때부터 우리 나라는 일본을 추월한 정치 체제를 갖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본 정치에서는 국민들의 "못 살겠다. 다 엎어버리자" 같은게 없다고 하는데요.

(2009년 잠깐 정권교체 - 우리 나라 영향이 큼)

 

미우나 고우나 오직 자민당 만을 지지할 뿐입니다.

 

우리 나라의 "우리가 남이가" 문화가 일본에서는 더 뿌리 깊게 퍼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왜 이렇게 까지 됐을까요?

 

그러면 일본의 1당 독재를 계속하고 있는 자민당에 대해 알아 봐야 하는데요.

 

일본의 자민당은 1955년 창당되었습니다.

 

이후 올해까지 약 4년을 제외하고 61년간을 집권해왔습니다.

 

61년을 집권해 왔다면 과연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가라는 의심이 드는데요.

 

실제로 수십년간 1당이 지배하는 경우는 공산주의 1당 독재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그 어려운 걸 민주주의 국가라고 내세우는 일본은 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정치학자들도 일본의 정치 체제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출처 : YES24 온라인 서점

 

미국의 비교정치학자인 펨페(T.J. Pempel)은 "현대 일본의 체제 이행" 이라는 저서에서 일본의 1당 지배를 희한한(uncommon) 민주주의라고 불렀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심지어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에서 일본은 2020년에 세계 23위로 결함있는 민주국가로 분류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1위로 완전한 민주 국가입니다.

 

그렇다고 자민당의 1당 독재가 부정 투표로 일본내에서 논란이 되어 본적이 없습니다.

 

결국은 국민의 자발적인 선택이었다는 것 뿐이죠.

 

그래서 일본 자민당은 장기 집권을 꿈꾸는 우리 나라 보수 정당을 포함해서 동남아나 남미 보수 정당의 롤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나라 보수 정당은 독재 정권때 부터 일본 자민당으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CIA 기밀 문서까지 나오고 있고,

 

심지어 일본 자민당 집권 롤 모델을 배울려고 세미나까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심지어 작년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당시 제일 먼저 일본에 무릎 꿇자라는 얘기를 보수 정당과 보수 언론에서 먼저 얘기한 걸 보면 과연 이들이 우리 나라 정당이나 언론인지, 아니면 일본 정당이나 언론인지 구분이 안가는데요.

 

결론적으로 우리 나라 보수 정당도 일본 자민당을 분석하고 또 세계에서 독재를 꿈구는 후진국의 정치인들 덕에 일본인들이 왜 자민당만을 지지하는지에 관한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일단 파벌, 선거법 등 굉장히 복잡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해가 쉽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가장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인 일본의 파벌정치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파벌정치는 자민당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자민당은 자유당과 민주당이라는 보수적인 두 파벌이 합쳐져 만들어졌습니다.

 

 

일본 자민당 로고

 

1994년의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사회주의 정당의 득세를 걱정한 미국 CIA가 압력을 행사하고 정치자금을 댔다고 합니다.

 

역시나 미국의 뒷 돈이 있었네요. 우리 나라도 일본의 뒷 돈으로 박정희 군사 독재가 있었듯이.

 

어쨌든 태생부터가 철학이나 이념이 아닌 파벌의 결합인데 이후 자민당 안에서 수많은 파벌들이 흥망성쇠하면서 그 보스들의 합의로 총리를 만들어왔습니다.

 

보통 정치에서 파벌이라고 하면 당이 갈라질 정도의 갈등을 연상하기 쉽지만 일본의 파벌정치는 그렇게 되지 않고 다를게 작동합니다.

 

1972년 중국과의 수교 과정을 보면 그 작동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당시 일본의 분위기는 온통 반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핑퐁외교를 펼치다 미중수교를 맺었습니다. 이에 일본도 태세전환이 필요했는데요.

 

미국의 눈치를 보던 자민당내 보스들이 합의하여 한 파벌이 대표로 갑자기 친중노선을 내세웁니다.

 

그리고 그 파벌의 보스가 새총리를 맡게 되죠.

 

우리가 봤을 땐 정당 내의 권력 교체에 불과하지만 일본인들은 이걸 정권교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민당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정책을 펼치면서 결국 국민 건강보험, 국민연금, 최저임금, 환경규제 등을 일본에 도입했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극우 정치인으로 꼽는 아베 총리 조차 기업을 압박해 임금을 인상하도록 하는 친노동정책을 펼쳤습니다.

 

정권유지에 필요하다면 진보정권이나 할 법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럴 때마다 당의 얼굴인 총리는 계속 바뀌는거죠. 일본스타일의 정권 교체인 겁니다.

 

일본에 1년도 안 되는 단명 총리가 유독 많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누군가는 창조 경제라는 이상한 정책을 펼쳤었는데 아마 일본의 창조적 민주주의에서 따 왔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일본 스타일의 정권교체를 일본에서는 창조적 민주주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어처구니가 없네요.

 

그러면서 일본의 자민당은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과 같은 존재라고 분석합니다. 원하는 모든 걸 살 수 있으니 굳이 다른 야당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파벌의 수장은 파벌을 유지하기 위한 검은 돈이 필요하고 결국 겨울엔 떡값, 여름엔 얼음 값이라는 돈으로 소속 위원들을 관리하느라 여기 저기서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가 발생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신기하게도 파벌간의 견제와 균형, 분배가 자민당에 내에선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자민당이 분열되지 않을 정도니까요.

 

일본인 만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문화도 자민당의 독식에 굉장히 유리한 환경입니다. 그중에 하나가 세습정치 입니다.

 

우리와 달리 일본인들은 세습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습니다.

 

자민당 의원의 40% 정도가 세습입니다.

 

전 총리 아베 신조 만 해도 3대에 걸친 정치가문 출신입니다.

 

오랫동안 일본인들은 각자에게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세상의 질서라는 "와(和) 사상" 또는 우리 말로 했을 때 "화(和)사상"

에 길 들여진 삶을 살아왔습니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변화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는 것에 본능적인 안도감을 갖습니다.

 

자민당이 60여년간이나 1당 집권을 해 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익숙한 정치 질서는 자민당의 집권입니다.

 

이런 현상은 보수성향이 강한 시골로 갈수록 더 심합니다.

 

이들에 의해 정치 가문이 내세우는 세습 의원들의 당선률은 무려 80%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일본의 자민당 장기집권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소선거구제라는 투표제도도 자민당에 절대 유리합니다. 이 소선거구제는 우리 나라도 똑같은데요.

 

1표라도 이기면 선거에서 이기는 제도입니다.

 

야권은 사분오열 되었기 때문에 한 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에선 자민당 공천자가 당선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상대적으로 높은 자영업 비중도 자민당에 유리합니다.

 

자그마한 경제 환경변화에도 자영업자들은 도산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어느 나라건 자영업자들은 대게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일본의 자영업 비중은 16% 정도고 우리나라는 30%가 넘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나라를 팔아 먹어도 그 당만 찍는다"라는 콘크리트 보수 층이 30%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 모든 사유들은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건 경제입니다.

 

이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경제가 좋으면 정권이 유지되고 경제가 나빠지면 정권이 교체 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오랜 역사를 통틀어 경제가 좋을 땐 대통령이 연임되고 나쁠 땐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일본은 2차대전 패전국 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소련이 양분하는 냉전시대 덕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미국 덕에 안보 비용을 경제개발에 사용할 수 있었고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으로 전쟁 특수를 누리면서 10% 대의 초고속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에 거품경제를 타고 세계 2위라는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정권이 바뀔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일본의 경제 거품은 꺼졌습니다.

 

여전히 세계적인 경제대국 이지만 모든 지표가 일본의 경제 수축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에도 자민당이 계속 지지받는 이유를 알아 보는 게 일본의 정치를 이해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1990년부터 시작된 소위 "잃어버린 20년" 의 장기불황 즉, 일본의 경제가 나빠지자 일본 국민들 역시 야당인 민주당으로 2009년에 정권을 교체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엉망이었습니다.

 

사실 민주당은 거의 모든 주요 공약을 지키지 못 했습니다.

 

오키나와미군기지 이전을 약속했다가 보수언론에게 반미라고 융단폭격을 당했고 관료 정치를 개혁하려 다 공무원들의 태업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기득권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소득세 대신 국민 모두가 부담해야하는 소비세를 인상하려다 지지층까지 모두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토목 건설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도 제대로 끊어내지 못했으니 민주당은 자민당과 다를바도 없었습니다.

 

특히 일본은 전기, 수도, 철도, 도로 등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부분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 경제를 내세워 민영화를 시켰는데요.

 

그래서 결국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게 났고, 높은 요금으로 고속도로를 탈 수 없을 정도, 철도는 환승도 안되는 어처구니함 등 신자유주의 체제의 최선봉에 선 그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보고 있습니다.

 

우리도 10년전 이상한 경제인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서 인천공항을 필두로 국가 기간산업을 민영화 할려다 무산된 경험이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합니다.

 

의료보험도 미국 처럼 민영화 할려고 했다는 소문도 있었으니, 만약 전기, 가스, 수도, 철도, 공항 이 모든게 민영화 되었다면 우리는 제2의 일본이 됐었을 법 합니다.

 

다시 일본 얘기로 넘어가서 일본의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가 재수가 없었는지 2011년 쓰나미와 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한꺼번에 겪으며 우왕좌왕 하는 바람에 결정적으로 신임을 잃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겨우 3년여 만에 자민당의 아베 정권에게 정권을 빼앗긴 후 분열을 거듭, 이제 일본인들에게 야당은 투명인간이나 다름없습니다.

 

 

다음으로 주목해야할 일본 정치의 특징 중 "이익유도 정치"라고 불리는 일본 특유의 정치 구조입니다.

 

자민당은 오랜 세월 국가의 재원을 농민, 자영업자 및 특정 지역에 집중 투입해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정치적 유착관계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는 대게 지지를 약속받고 도로, 교량 공장 건설로 일자리나 사회인프라 를 제공하고 표와 맞바꾼다 하여 "이익유도 정치"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도 정치인들의 지역구 살리기 헛심 공약들 보면 가관이 아니죠.

 

2012년 총리에 오른 아베가 경제를 살린다며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전국 곳곳에서 벌인 토목공사 역시 "이익유도 정치"의 일환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정치학자들은 "큰 정치가 사라지고 이익을 둘러싼 작은 정치만 남았다"고 개탄하지만 이익을 매개로한 탄탄한 지지층 관리는 자민당이 늘 집권여당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의 자민당 지지는 앞으로도 계속 될까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인들의 자민당 지지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일본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인들의 투표율은 50% 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유권자 전체 대비 자민당 지지 비율은 25% 에 불과합니다.

 

아사히신문 설문조사결과 투표해도 정치가 안 바뀌기 때문과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5% 나 되었습니다.

 

대신 "지지하는 당 없음" 이라는 이름의 괴상한 정당에 수십만 표가 몰렸습니다.

 

 

자민당 외에 대안이 없는 일본 국민들이 투표로 개혁을 하는 대신 정치에 아예 눈을 감는 쪽을 선택하고 있는 셈입니다.

 

일본 국민들이 우리 나라를 보면서 현재의 길과 다른 길을 선택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하는데요.

 

하나는 야당이 다시 통합하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경제 폭망입니다.

 

일단은 두번째 일본의 경제가 더 망가지는 거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첫번째는 쉽지만은 않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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