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자들, 중국에서 자본 철수 본격화]
중국 공산당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중국 경제의 목을 조이고 있다.
특히 시진핑 체제가 사회주의 노선을 강화하며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본격화되자 ‘중국 경제 불신론’까지 나오면서 세계 자본이 중국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시진핑 당국의 중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일회성이 아니라 시진핑 체제의 장기집권과 맞물리면서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다시말해 현재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제재 자체가 극단적인 ‘반(反)시장적’ 행태이기도 하거니와 중국 공산당 자체가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 투자 위험 주의보’ 수준을 넘어 아예 경계공보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사실 중국 당국의 반시장적 규제조치로 이미 뉴욕 증시 등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락을 했고, 이로인해 중국 기업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 조치 이후 해외 증시에서 증발한 중국 기업의 가치가 1조달러(1152조원)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파급력은 엄청나다.
그러니 글로벌 경제 시장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나?]
지금 중국 시진핑 공산당 정권의 모든 초점은 오직 시진핑 3연임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공산당이 중국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결국 공산당 정권을 확고하게 세우는 것이 중국 정책의 제1순위가 되었다.
이러한 공산당 중심의 강력한 중국을 확고하게 세우기 위해 이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들을 가차없이 쳐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와중에 알리바바의 마윈 문제가 터진 것이고 그리고 차랑 공유 업체로 ‘중국판 우버’로도 불리는 디디추싱(滴滴出行) 문제도 불거진 것이다.
알리바바의 앤트그룹 문제가 터질 때만 해도 시진핑 공산당 정권이 빅테크 기업에 대해 길들이기 정도로 봤던 글로벌 증시는 디디추싱 문제까지 터지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정권에 의한 디디추싱 겁박사건은 세계적인 중국의 빅테크 기업이라 할지라도 중국 공산당 정권에 의해 언제든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를 경악시킨 결정적 계기는 중국 경제와 무관한 중국 당국의 교육정책이었다.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완전히 반 시장주의적인 조치를 중국 당국이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버렸다.
그러면서 “초·중·고교생의 학업 부담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면서, 예체능 외 교과목을 가르치는 사업체 설립을 금지하고 기존 업체는 모두 비영리 기관으로 전환토록 했다.
당장 중국의 교육관련 해외 상장 회사들이 투매 패닉에 빠졌다.
지난 7월 30일 현재 뉴욕 증시에 상장된 신둥팡교육은 7월 초보다 무려 66% 폭락했고, TAL 교육그룹은 70% 폭락해 두 회사의 주식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면서 상장 폐지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블룸버그통신은 “홍콩과 뉴욕 증시에서 중국 사교육 섹터는 피바다(bloodbath)가 됐다”며 “중국의 공산당리스크로 인해 한두 기업이 아니라 한 산업 분야 전체를 언제든지 초토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디디추싱 사건 발생 이후 중국 자전거 공유업체 ‘헬로’가 뉴욕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오던 중국 인공지능 의료 빅데이터 설루션 업체 링크닥(LinkDoc)도 돌연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
세계 경제가 깜짝 놀란 것은 또 있었다.
지난 7월 28일에는 중국 우한시가 시민들이 부동산을 구입할 때 사전에 정부에서 구매 허가증인 ‘부동산 구입표(房票·방표)’를 받아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사회주의인 중국에서 부동산 구입을 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어서 이는 과거 계획 경제 시대의 부동산 분배 정책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 정책이 앞으로 당국에 의해 더 심한 규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중국 부동산 관련 주식 종목들에게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중국 공산당정권의 기업 규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 7월 30일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중국의 25개 빅테크를 소집해 ‘인터넷 산업 집중 단속’을 앞두고 자진해서 잘못을 바로잡으라고 지시했다.
이날 소환된 기업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핀둬둬, 바이두, 신랑웨이보, 징둥, 화웨이, 디디추싱, 샤오미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들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날 자국 기업의 해외상장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시진핑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하반기 경제운영 방침을 확정한 것이다.
이로써 중국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에 상장했던 디디추싱은 끝내 상장폐지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7월 중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14% 이상 폭락했는데 그 추락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정권은 왜 이렇게 엄청난 해외자본의 유출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지막지한 정책을 밀어붙일까?
이유는 시진핑 3연임을 앞두고 우선 공산당 정권의 확고한 기반 수립과 중국내 서민층의 민심을 다독이는데 목적이 있다.
지금 중국은 ‘당이 곧 국가’다. 공산당이 중국의 전부이고 공산당없는 중국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 핵심에 바로 시진핑 주석이 있다. 과거 프랑스 루이14세가 제창했던 ‘짐이 곧 국가다’라는 말이 지금 중국에서 그대로 원용된다. ‘시진핑이 곧 국가’라는 말이다,
이미 중국은 시진핑 없는 중국은 상상조차 못하는 세상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 장기집권에 방해가 되는 어떠한 것들이라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의 중국 공산당의 제1정책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공산당 체제 확립에 방해가 되거나 공산당 정권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어떠한 세력이나 집단들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그 생각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어마무시한 규제들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가권력까지 넘볼 정도로 커지고 있는 反시진핑 성향을 띠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을 꼭 잡겠다는 의미도 있고, 동시에 ‘미국과 정보 교류 차단’이라는 명목으로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 정권은 서민층의 민심을 붙잡기 위해 소위 중국내 부자층들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내 MZ세대인 2030들의 마음을 붙잡겠다는 시도다. 중국에선 최근 집과 사교육, 의료 분야 빈부 격차를 젊은이들이 ‘3대 불평등’으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에 교육 관련 규제조치도 시행한 것이다.
또한 사교육 시장이 반(反)시진핑 세력의 전유물이며, 미국에 유학간 2세들이 정보 유출의 창구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강력한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대대적인 부패척결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이를 통해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불안한 美자본, 中기업들과 거리두기 시작]
중국의 공산당리스크는 우선 중국기업에 투자했던 이들의 주머니를 얄팍하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 7월 24일 사교육 회사의 주식 상장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을 시작으로 규제 공포가 확산하면서 지난 7월 26∼27일 이틀 동안 중국과 홍콩, 미국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 총액만 무려 1000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 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지수에서 중국 기업 비중은 무려 37%나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 공산당리스크로 인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데다 중국 당국의 反자본주의적 조치에 대해 일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와 기타 유가증권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등록을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중단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국가 안보 문제 등을 거론하며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등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불러일으키자 미국 측에서 대응 조치에 나선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이러한 조치는 중국 공산당발 규제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싸늘하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들어 8월 2일부터 중국의 방산·기술 기업 59곳에 대한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경계심은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뉴욕 증시에 진출한 루이싱 커피 같은 일부 중국 기업의 회계 부정 문제도 불거졌다.
그동안 한국도 그랬지만 미국에서도 중국 직접 투자는 물론,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뮤추얼 펀드 등을 통해 대다수 국민이 중국에 어떤 식으로든 투자하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 투자는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갈수록 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봤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이젠 중국에 투자했던 자금들을 어떻게 빼야 하는가에 대한 공포심리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식 자본주의’는 결국 자본주의가 아니었다는 충격적 교훈을 얻었다”며 “베이징이 외국 투자자들을 완전히 농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투자 정보 회사 뉴컨스트럭츠도 “최근 중국의 잇따른 규제는 끝이 아니라, 지도자들의 통제와 지휘 강화의 시작”이라고 경고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중국 규제 정책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당분간 중국 주식에서 일본과 호주, 인도 성장주로 자금을 돌리라”고 조언했다.
이런 분위기는 즉각 시장으로 퍼져 나갔다. 7월 30일, 총 202억 달러의 연기금 중 1억 달러를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퇴직연금은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했고, 자산운용사 윌리엄 블래어 앤드 코도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고하겠다”고 선언했다고 WSJ이 전했다.
WSJ은 이어 헤지펀드 매니저인 다니엘 롭(Daniel Loeb)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금융 시장에 대한 정부의 권력을 계속 행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에 해 왔던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회수했다”고 말했다.
[中금융당국은 긴장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유가증권 등록 중단’ 조치를 내리자 당장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중국 관련 주식 규제에 관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기업이 상장을 위한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방해 왔다"며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중국의 국가정책은 흔들림 없이 해외 금융개방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중국공산당 정권이 취하고 있는 조치와는 완전히 별개의 방향으로 일단 미국의 강력한 조치에 중국 증시당국이 매우 당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중국기업의 미국 상장에 대해 개방하고 있다고 했지만 지난 7월 10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중국 기술기업의 해외 상장을 사실상 허가제로 바꾸어 버렸다.
중국 중앙은행도 비은행 결제 플랫폼 기업에 해외 상장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시진핑 정부가 중국 정치에 이어 경제까지 그간의 개혁·개방 흐름에서 역주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국 기업의 독점 체제 구축과 외국기업 배척 움직임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현지 경영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자본의 탈(脫)중국뿐만 아니라 기업의 탈중국도 본격화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에 대한 불신은 이젠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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