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MGM의 결정적 한 수, '3분짜리 영화 요약본' 트레일러 속에 숨겨진 '극장 흥행 포기' 전략

728x170

 

 

 

아마존 MGM의 결정적 한 수, '3분짜리 영화 요약본' 트레일러 속에 숨겨진 '극장 흥행 포기' 전략

최근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크리스 프랫과 레베카 퍼거슨이라는 A급 배우들을 앞세운 SF 스릴러 '머시(Mercy)'의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공개 직후, 유튜브 댓글 창은 '이건 그냥 마이너리티 리포트 짝퉁이다', '3분 만에 영화 한 편 다 봤네, 고맙다' 같은 조롱과 비판으로 도배되기 시작했거든요.


20년 전 명작과의 노골적인 유사성, 영화의 모든 기승전결을 친절히 요약해주는 스포일러성 편집, 심지어 '코로나 시국에 찍은 싸구려 영화 같다'는 혹평까지.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건 명백한 마케팅 대참사였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들은 비난을 해명하거나 영상을 내리는 대신 침묵을 지켰습니다.


사실 이건 실수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오히려 아마존 MGM은 처음부터 극장 흥행이라는 '전통적인 게임'을 할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모두가 실패라고 부른 이 3분짜리 '영화 요약본' 트레일러야말로, 스트리밍 시대의 문법을 정확히 꿰뚫고 던진 놀라운 승부수였습니다.

첫 번째 플레이북 ‘짝퉁’ 비난을 ‘장르적 계승’으로 재정의하다

가장 먼저 터져 나온 비판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와의 유사성이었습니다.


만약 아마존이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짧은 티저를 공개했다면 어땠을까요?


관객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야 '속았다'고 느꼈을 테고,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겁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정반대의 카드를 꺼내 들었죠.


'맞다, 이 영화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결을 가진 영화다.


애초에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이 모든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겁니다.

이 수의 진짜 무서운 점은 비판의 프레임을 선점해버리는 데 있었습니다.


숨기려다 들키면 '표절'이나 '짝퉁'이 되지만, 처음부터 대놓고 보여주면 '오마주' 혹은 '장르적 계승'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기거든요.


'미래 기술을 이용한 범죄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드는 형사'라는 익숙한 설정을 굳이 감추지 않음으로써, 잠재 관객의 머릿속에서 '과연 독창적인가?'라는 질문을 지워버린 겁니다.


대신 '그 익숙한 설정을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풀어낼까?'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 거죠.


이건 뻔뻔한 게 아니라, 가장 효과적으로 논점을 우회하는 고도의 심리전입니다.

두 번째 플레이북 극장 관객 대신 ‘스트리밍 잠재고객’을 정조준하다

이 트레일러는 왜 이렇게 길고 모든 내용을 다 보여줬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이 영화의 진짜 타겟은 '극장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관객이 아니라, '오늘 밤 프라임 비디오에서 뭘 볼까'를 고민하는 스트리밍 이용자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작품을 고를 때 어떻게 행동하나요?


수많은 썸네일 사이를 스크롤하다가, 조금이라도 흥미가 생기면 예고편을 눌러봅니다.


이때 우리가 원하는 건 예술적인 떡밥이나 미스터리가 아니에요.


'이 90분짜리 콘텐츠가 내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를 최대한 빨리 판단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이 트레일러는 바로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누구고, 어떤 위기에 처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지를 3분 안에 압축해서 보여주죠.


이건 '영화 예고편'이라기보다, 차라리 아주 잘 만든 '제품 상세 페이지'에 가깝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한 하드코어 영화 팬들은 걸러내고, '실패 없는 선택'을 원하는 대다수의 일반 스트리밍 이용자들에게는 가장 확실한 시청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입니다.

세 번째 플레이북 ‘실패’의 기준을 낮춰 ‘성공’을 설계하다

댓글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또 다른 지적은 '1월 개봉 영화'라는 점입니다.


할리우드에서 1~2월은 보통 대형 스튜디오들이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 소위 '덤핑' 영화들을 개봉시키는 시기죠.


아마존은 이 사실마저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트레일러가 '싸구려 같다', 'B급 영화 같다'는 인상을 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의도적으로 관객의 기대치를 바닥까지 끌어내리고 있는 겁니다.


만약 이 영화가 극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 '어차피 1월 개봉작이었고, 기대도 안 했다'며 아무런 타격 없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은 기대치 덕분에 손익분기점만 간신히 넘겨도 '예상 밖의 선전'이라며 성공 신화를 쓸 수 있게 되죠.

더 중요한 것은 스트리밍에서의 '성공'입니다.


'극장에서는 망했다던데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라는 호기심은 그 자체로 강력한 스트리밍 유입 동력이 됩니다.


극장 흥행 실패라는 '노이즈'를 역으로 활용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의 '버즈'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기대치 관리를 통해 '실패'마저도 '성공'의 재료로 활용하는 아마존의 플레이북인 셈입니다.

이 전략이 시사하는 진짜 게임의 판도

결론적으로 아마존 MGM의 '머시' 트레일러는 실수가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적 포석입니다.


그들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와의 비교를 회피하는 대신 정면으로 받아들여 논점을 흐리고, 극장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보다 스트리밍 이용자에게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또한, 일부러 기대치를 낮춰 극장 흥행 실패의 리스크를 없애고, 오히려 이를 스트리밍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다층적인 설계를 마친 상태죠.

이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말해줍니다.


이제 거대 콘텐츠 기업들에게 극장은 더 이상 '주 수입원'이 아니라, 자사의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거대한 '광고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단 하나의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얼마를 버는지에 목숨 걸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진짜 중요한 게임은, 매달 구독료를 내는 수억 명의 이용자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에 묶어두는 '스트리밍 전쟁'이니까요.


아마존이 던진 이번 '결정적 한 수'는 바로 그 게임의 판도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신호탄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