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아버지를 AI로 되살린 팬들, 딸의 절규 '제발 멈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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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아버지를 AI로 되살린 팬들, 딸의 절규 '제발 멈춰주세요'

 

최근 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정말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돌아가신 가족의 옛 사진을 영상으로 되살려 추억을 선물하는 감동적인 사례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바로 전설적인 배우, 故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의 딸 젤다 윌리엄스(Zelda Williams)의 이야기입니다.

 

"이건 예술이 아닌 역겨운 핫도그일 뿐"

영화감독이기도 한 젤다 윌리엄스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에게 간곡한 호소를 전했는데요.

 

바로 AI로 만들어진 아버지의 영상을 자신에게 그만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제발 아버지의 AI 영상을 그만 보내세요. 제가 그걸 보고 싶어 할 거라고, 혹은 이해할 거라고 믿지 마세요. 저는 그렇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2014년, 루이소체 치매라는 희귀 뇌 질환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의 딸인 젤다는 팬들이 '추모'라는 이름으로 보내오는 AI 영상들이 아버지의 유산을 끔찍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이건 예술이 아니에요. 이건 인간의 삶과 역사를 재료 삼아 만든 '역겨운 가공 핫도그'일 뿐입니다"라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또한 "실존했던 인물의 유산이 '대충 비슷하게 보이고 들리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식으로 축소되고, 다른 사람들이 끔찍한 틱톡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 그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정말 미칠 노릇"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팬심인가, 아니면 이기적인 자기만족인가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족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팬이라는 이름으로 고인과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고인이 된 아버지를 기괴한 AI 인형으로 만들어 딸에게 보내는 것이 어떻게 애정 표현이 될 수 있나? 이건 위로가 아니라 고인에 대한 조롱이자 유족에 대한 가혹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일부 팬들이 "우리는 좋은 의도로 한 건데 왜 몰라주냐"며 오히려 젤다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요.

이는 상대방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선한 의도'만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태도라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위한다면, 그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신이 보기에 위로가 될 것 같다고 해서,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딸에게 그 모습이 기괴하게 재현된 영상을 들이미는 것은 결코 배려가 될 수 없습니다.

 

 

故 로빈 윌리엄스가 생전에 원했던 것

 

사실 로빈 윌리엄스 본인도 생전에 자신의 초상권이 함부로 사용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던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는 디즈니(Disney)와 '알라딘'의 지니 목소리 연기 계약을 할 당시, 자신의 목소리가 홍보나 상품 판매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훗날 디즈니가 이 약속을 어기고 홍보에 지니 캐릭터를 사용하자, 디즈니가 사과의 의미로 피카소(Picasso)의 진품 그림을 선물했음에도 분노를 풀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이미지와 목소리가 영원히 살아남아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고인의 뜻을 생각한다면, 그의 딸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는데요.

젤다는 "AI는 과거를 형편없이 재활용하고 되새김질해서 다시 소비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라며, 이를 '콘텐츠의 인간 지네(Human Centipede of content)'에 비유하며 혐오감을 드러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그만큼 더 깊은 윤리적 성찰을 요구하는데요.

이번 사건은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과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술 뒤에 가려진 '인간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씁쓸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팬심이라는 이름 아래 더 이상 유족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