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라이트바 종식 선언'과 온라인을 뒤흔든 '팩트체크 총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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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라이트바 종식 선언'과 온라인을 뒤흔든 '팩트체크 총공'

최근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수장, 사이먼 로스비가 "라이트바는 이제 충분히 봤다"며 사실상 트렌드의 끝을 선언해 화제가 됐습니다.

현대차가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라는 이름으로 이 디자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왔고, 일부 해외 매체에서는 '현대차가 시작한 유행을 스스로 끝내려 한다'는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거든요.

여기까지만 보면 브랜드의 미래 비전에 대한 아주 깔끔한 뉴스거리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반응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폭발했습니다.

사람들은 현대차가 앞으로 뭘 할지보다, '현대차가 뭘 했다고 주장하는지'에 훨씬 더 격렬하게 반응한 겁니다.

 

"잠깐, 원조가 현대라고?" 인터넷은 즉시 반박했다

가장 뜨거웠던 반응은 단연 '원조' 논쟁이었습니다.

'현대차가 라이트바 트렌드를 시작했다'는 전제 자체에 대한 대대적인 '팩트체크'가 벌어진 건데요.

댓글은 그야말로 자동차 역사 박물관이 됐거든요.

2011년 닷지 차저의 강렬한 후면 램프는 기본이고, 그보다 훨씬 전인 90년대 링컨 마크 VIII, 심지어 80년대 머큐리 세이블까지 소환됐습니다.

포르쉐나 폭스바겐 그룹의 사례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사실상 "현대가 시작한 게 아니다"라는 하나의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전 세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레퍼런스를 쌓아 올린 아주 기묘한 광경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디자인이 아닌 '역사'에 분노했나

사실 이 현상은 단순히 '누가 먼저 했냐'를 따지는 걸 넘어섭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불편해한 지점은 따로 있었거든요.

바로 브랜드가 스스로의 서사를 만들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입니다.

물론 현대차가 직접 "우리가 원조다"라고 말한 건 아니지만, 일부 매체의 보도와 맞물려 마치 자신들이 트렌드를 창조하고 끝내는 '게임 체인저'인 것처럼 비치는 상황 자체에 대한 반감이 터져 나온 거죠.

한 유저의 댓글처럼 '현대, 기아 팬들은 자의식이 좀 과한 것 같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 것도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라이트바 디자인의 호불호가 아니라, 브랜드의 '진정성'과 '역사에 대한 존중' 문제였던 셈입니다.

의도와 다르게 흘러간 '진짜 이슈'

재미있는 건, 정작 현대차 디자이너의 발언 의도는 미래를 향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디자인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음 단계를 모색하겠다는, 아주 혁신적인 선언이었죠.

하지만 그 선언의 포장지 역할을 했던 '현대가 시작한 트렌드'라는 수식어 하나가,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과거로 돌려버린 겁니다.

결국 이 해프닝은 브랜드가 던진 메시지가 대중에게 어떻게 전혀 다른 맥락으로 읽힐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미래 디자인에 대한 담론을 열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자동차 디자인의 역사를 복습하게 만든 상황이니까요.

팩트체크의 시대, 서사는 신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대차 라이트바를 둘러싼 논쟁은, 한 브랜드의 디자인 선언이 어떻게 거대한 온라인 '팩트체크 총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업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이제 대중은 브랜드가 내세우는 그 어떤 '서사'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거든요.

오히려 그 서사의 진위를 검증하고 역사를 파고드는 데서 더 큰 재미를 느끼죠.

이번 사건은 온라인 여론 앞에서 브랜드의 서사 만들기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