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논란, '전설의 부활'인가 '정체성의 상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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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논란, '전설의 부활'인가 '정체성의 상실'인가

최근 페라리가 SF-90의 후속 모델, '849 테스타로사'를 공개하며 인터넷을 그야말로 뒤집어 놓았는데요.

80년대 슈퍼카의 아이콘이었던 '테스타로사'의 이름을 계승한 V8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미래적인 디자인과 전설적인 이름의 만남, 그야말로 역대급 슈퍼카의 탄생을 예고했죠.

하지만 온라인 반응은 단순히 '멋지다'는 찬사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차의 디자인과 이름의 정당성을 두고, 자동차 커뮤니티가 거대한 전쟁터로 변해버렸거든요.

고전의 우아함이냐, 미래의 파격이냐

가장 큰 논쟁은 바로 디자인 철학의 대립에서 시작되는데요.

오랫동안 페라리의 우아함을 책임졌던 전설적인 디자인 하우스, '피닌파리나' 시절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정말 큽니다.

한쪽에선 과거 피닌파리나가 빚어낸 유려하고 우아한 곡선이야말로 페라리의 영혼이라고 말하거든요.

그들에게 이번 849 테스타로사는 너무나 조잡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난해한 디자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이런 과거에 대한 집착이야말로 페라리를 정체시킨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들은 페라리의 자체 디자인 팀이 선보이는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시도야말로 브랜드가 나아갈 길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은 낯설지 몰라도, 10년 뒤에는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으로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거죠.

결국 '시대를 초월하는 우아함'이라는 가치와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파격'이라는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한 셈입니다.

이름의 무게, '계승'이냐 '이용'이냐

이 싸움은 '테스타로사'라는 이름의 정통성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더라고요.

자동차 팬들에게 '테스타로사'는 단순히 이름이 아니라, 12기통 플랫 엔진과 문에 새겨진 상징적인 '사이드 스트레이크(가로줄 그릴)'로 기억되는 하나의 아이콘입니다.

그런데 이번 신차는 V8 하이브리드 엔진에 그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마저 빠져있거든요.

이를 두고 원작의 팬들은 '전설적인 이름에 대한 모독'이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가진 역사와 상징성을 존중하지 않고, 단순히 마케팅을 위해 이름을 '이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시대가 변하면 이름의 의미도 진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테스타로사(붉은 머리)'라는 이름의 본질은 엔진 헤드가 붉은색이라는 데 있다며, 이번 모델 역시 그 전통을 잇고 있다는 거죠.

결국 '이름에 담긴 헤리티지를 신성시하는 태도'와 '시대에 맞춰 브랜드를 재해석하는 유연한 태도'가 부딪히고 있는 것입니다.

페라리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그런데 진짜 마니아들은 이 논쟁을 좀 더 깊은 차원에서 보고 있거든요.

바로 페라리 신차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블랙 스트라이프', 일명 '콧수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2칠린드리부터 F80, 그리고 이번 849 테스타로사까지 이어지는 이 디자인 요소는 페라리의 새로운 시그니처가 되었죠.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콧수염'이 페라리 디자인의 영혼을 갉아먹는 '공식화된 타성'이라고 비판합니다.

과거 모델마다 고유의 개성과 영혼이 있었다면, 지금은 마치 공식처럼 찍어내는 디자인 때문에 오히려 브랜드의 매력이 반감된다는 겁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의 호불호를 넘어, 페라리가 '한 대 한 대가 예술 작품인 브랜드'에서 '효율적으로 모델을 양산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변하고 있다는 불안감의 표현입니다.

그래서 이 싸움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결국 '849 테스타로사'를 둘러싼 이 모든 논쟁은 우리가 페라리라는 브랜드에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 작품으로서의 '낭만'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 최첨단 기술의 '혁신'인가.

이토록 뜨거운 논쟁이야말로, 페라리라는 이름이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여전히 우리 가슴속에 하나의 신화로 남아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