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상

포스코가 설명하는 수소환원제철

드리프트 2021. 5. 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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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수소, 당신은 스틸의 동반자

 

‘나는 언젠가 물이 연료로 쓰일 날이 오리라고 믿네. 물의 구성 성분인 수소와 산소가 개별적으로 쓰이든 동시에 쓰이든 간에 무한정의 열과 빛을 제공해주는 에너지원이 될 거야. 물은 미래의 석탄이지.’

<해저2만리>, <80간의 세계 일주>로 유명한 프랑스의 공상과학 소설가 쥘 베른(1828-1905).

 

그가 1874년 발표한 <신비의 섬>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다.

 

<해저2만리> 네모 선장이 북극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자취를 감춘 뒤, 마지막 생을 보냈던 섬.

 

<신비의 섬>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다섯 사람이 열기구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가 무인도에 표류하는 해양모험소설이다.

 

만물박사인 주인공 덕분에 조난자들은 무인도에서 폭탄, 풍력발전소, 전기 등 생필품을 만들어 풍족하게 살아간다.

 

물이 연료로 쓰일 것이라는 건 주인공, 아니 쥘 베른의 상상일 터.

 

15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되려 하고 있다. 수소경제시대가 우리 앞에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뉴스룸에서는 미래의 친환경 원료 ‘수소’와 운명적으로 마주한 ‘스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수소와 스틸의 만남에 혹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포스코의 수소 탐구생활> 3부작으로 Follow~ Follow me!

 

 

 

압력과 온도에 민감한 수소의 동반자, 스틸

 

원소주기율표 1번인 수소(Hydrogen)는 약 140억 년 전 빅뱅 시 처음으로 생성된 원소로, 우주 질량의 75%, 원소 개수로는 90%를 차지할 만큼 풍부하다. 

 

‘물을 만든다’라는 어원을 가진 수소와 산소가 결합된 물(H2O)은 지구의 3/4을 차지하고,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수소와 산소 간 분해·결합이 가능하니, 쥘 베른의 상상처럼 수소가 원료라면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원이 되는 셈.

 

*Hydrogen(수소)은 라틴어의 Hydro(물)와 접미사 -gen(만들다)의 합성어

 

그러나 수소를 원료로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수소가 매우 예민하고 다루기 어렵기 때문. 기체 상태에서 수소는 압력이 높고, 공기와 일정 비율로 섞여 있을 경우, 열이나 불꽃, 햇빛 등의 외부 자극에 의해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기체 상태의 수소를 운반, 보관하는 소재는 압력에 강하고 안전해야 한다.

 

기체가 다루기 어렵다면, 액체는 어떨까?

 

액체 상태의 수소는 순간적인 접촉에서도 동상이 생길 수 있을 정도로 차갑다.

 

수소의 끓는 점이 -252.88°C 이기 때문에, 액화 수소를 운반, 보관하는 소재는 -253°C를 견뎌야 한다.

 

고압을 견디고, 폭발의 위험을 줄이며, 극저온에 강한 소재.

 

그렇다. 수소 사회를 앞당기는 보이지 않는 힘은 바로 성능이 뛰어난 수소용 소재를 만드는 기술력에 있으며, 그 중심에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과 혁신을 멈추지 않는 철강회사 ‘포스코’가 있다.

 

 

수소에도 종류가 있다?!

 

수소용 강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수소들’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제철·석유화학·정유와 같이 기존 산업 현장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서 수소를 정제해서 사용하는 ‘부생수소’다. 

 

다른 방식 대비해 제조원가가 절반 이하로 저렴하지만, 순도가 높지 않아 수소전기차에 사용되는 순도 99.999%의 수소를 생산하려면 많은 정제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천 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공정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추출수소’로,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추출수소를 그레이수소(Grey H2)라고 부른다. 추출수소에는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인 메탄(CH4)을 이용하여 고온의 반응기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수증기 개질법(CH4 + 2H2O → CO2 + 4H2)이 대표적인데, 생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게 된다.

 

온실가스인 CO2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수소생산으로 CO2가 증가하는 곤란한 상황.

 

그래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기술이 바로 CO2를 포집, 압축, 수송하여 지하에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이다. 참고로 추출수소 중 석탄·갈탄이 원료인 수소는 브라운수소(Brown H2), CCS기술이 적용된 추출수소는 블루수소(Blue H2)라 불린다.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추출한 대량의 CO2를 효율적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액화가 필요한데, 액화 CO2용 강재에는 -60°C를 견디는 저온인성을 가진 고강도의 매우 두꺼운 극후물이 요구된다.

 

또한, 장거리 수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저장 탱크가 대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포스코는 지난해 이미 탱크용량 51,000㎥, 강재두께 80mmt, -60°C 충격인성을 보증하는 500MPa급 강재를 선제적으로 개발 완료하여, 액화 CO2용 강재 수요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세 번째는 앞선 쥘 베른의 상상처럼 물을 연료로 이용하는 수전해수소, 일명 그린수소(Green H2)로, 물을 전기분해(2H2O → 2H2 + O2)하여 수소를 생산하며, CO2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을 전기분해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전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CO2제로화는 아닌 셈. 때문에, 그린수소 생산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태양광·풍력 발전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생산이다.

 

 

그린수소 필수 아이템! 태양광·풍력 발전용 강재

 

포스코는 태양광·풍력 발전에 적용되는 강재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적극 대응 중이다.

 

태양광발전 하부구조물은 일교차에 의한 응축수 부식이 구조물의 수명을 좌우하는데, 포스코는 여기에 일반재보다 최대 10배 이상 부식에 강한 인장강도 540MPa급의 포스맥(PosMAC, POSCO Magnesium Aluminium alloy Coating Product)을 적용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소재의 강도를 높여 더욱 튼튼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풍력발전용 강재는 ‘19년 10월 기준 규격 全 범위 강종을 개발 완료해 현재 양산 중으로 현재 육상, 해상을 통틀어 전 세계 풍력발전기 10대중 1대는 포스코 강재로 만들어진다.

 

아울러, 풍력발전 대형화 추세와 개정된 규격에 맞춰 대응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레이수소, 브라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까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수소!

 

포스코도 지난해 12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하여, 자체적인 수소 생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2025년까지 부생수소 7만 톤, 2030년까지 블루수소 50만 톤,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 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

 

또한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 생산체제를 완성하고 매출 30조 원을 달성함으로써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CO2제로 사회에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린수소’가 바로 스테인리스스틸을 통해 탄생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그린수소를 생산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부품이 ‘수전해 분리판’인데,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고 연료로 사용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분리판’이라고 불리는 금속이다.

 

분리판은 수소와 산소의 이동 통로로, 전기전도성이 높고 부식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분리판을 만드는 데에는 뛰어난 기술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이 분리판의 핵심 소재가 스테인리스스틸인 것!

 

분리판의 종류는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수전해 분리판’과 수소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연료전지 분리판’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분리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포스코의 수소 탐구생활>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커밍쑨~

 

 

 

2편. 수소는 스틸을 타고~

 

“아시아 국가들을 이겨야 한다”

 

지난해 6월, 독일 경제에너지부 페터 알트마이어(Peter Altmaier) 장관이 국가전략을 발표하며 한 말이다.

 

독일이 발표한 국가수소전략은 독일에서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 모든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으로, 수소 발전에 대한 투자규모만 12조원에 이른다.

 

아시아 국가들은 과연 얼마나 앞서 있는 걸까?

 

한국은 2004년 친환경 수소경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2019년에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일본은 2014년에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중국은 2017년에 차이나 수소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또한 한국은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 총 160조원의 투자금 중 그린 뉴딜 정책에만 약 73조원(국비 약 43조원), 신재생에너지만 놓고 보면 약 24조원의 국비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이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활용에 이르는 모든 기술을 개발한다고 선언한 것은 두 가지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수소 사업 모델에서 생산·운송·저장·활용을 각각 독립적으로 보기 보다는 전 과정을 체인처럼 가치사슬로 연결하여 접근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수소 사업의 승패가 결국 수소를 다루는 기술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 달성을 선언하며, 그린수소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수소 관련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조기에 갖추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 하는 데 필요한 강재 개발은 물론, 부생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에 대한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내부적으로 수소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수소 관련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포스코의 수소 탐구생활> 입문편에서 수소의 생산과 스틸의 관계를 살펴 보았다면, 이번 시간에는 수소의 상태별 특성에 따른 수소 운송용 강재에 대해 살펴보고, 지난 시간에 예고했던 수소 생산과 활용 기술의 핵심 소재! 스테인리스스틸 분리판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기체 상태의 수소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압력’이다. 

 

압력이 높아지면 수소는 금속에 침투, 열화시켜 금속을 깨뜨려버리는 ‘수소취성’을 일으키기 때문.

 

분자상태의 수소(H2)는 금속에 침투할 수 없지만, 원자상태의 수소(H)는 워낙 미세하여 침투가 가능한데, 압력이 높아지면 이 원자의 개수가 늘어나 수소취성이 발생한다.

 

하지만, 수소의 압력이 높을수록 부피가 줄어들어 운송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술은 점점 높은 수소의 압력을 소재가 견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수소 운송용 파이프라인도 지금은 20bar수준이지만, 100bar로 높여 운송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수소전기차는 700bar, 수소충전소는 990bar를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700bar는 어느 정도의 압력일까? ‘바(Bar)’는 압력을 측정하는 단위의 하나로, 해수면에서 100m 상공의 기압을 말하는데, 쉬운 예로 방수 시계에 적혀 있는 10bar는 수심 약 100m까지 견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700bar는 수심 7,000m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압력인 셈. 700bar를 무게로 환산하면 713.8kg/㎠이니, 1㎠크기의 손톱만한 작은 면적에 체중이 71kg인 성인 10명이 올라갈 때 받는 압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수소에너지 상용화의 핵심은 고압을 견뎌내는 소재 기술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수소전기차나 수송용 튜브트레일러는 소재 경량화라는 과제가 추가된다.

 

현재 수소 차량에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가 쓰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

 

그러나 복합소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스틸의 수소 대응력이 높아진다면, 복합소재와 경쟁 가능한 소재가 되는 것은 물론, 수소 상용화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경량화가 필요한 수소 차량과는 달리, 수소 충전소는 탄소강으로도 990bar의 압력을 견디는 수송 배관과 저장 용기 제작이 가능한 데, 이때 사용되는 강관이 일반 용접강관 보다 압력에 강한, 심리스(Seamless)강관이다.

 

심리스강관이 압력에 강한 이유는 가운데가 비어 있는 둥근 모양의 강관을 용접하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이음매(Seam)가 없기 때문.

 

고압수소 저장용기는 이 심리스 강관의 직경을 넓혀서 제작하는데, 990bar급 용기는 대구경(大口徑) 심리스 강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제작되지 않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가 필요한 상황. 이에, 포스코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심리스 강관사와 협력하여, 수소 배관·용기용 강재 수요 확대에 대비할 계획이다.

 

액체 상태의 수소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온도’다. 

 

수소는 -253°C 로 냉각하면 기체 대비 부피가 1/800로 줄어들어, 대량으로 수송 할 수 있다.

 

이 말은 액화 수소를 담는 탱크가 -253°C를 견뎌야 하는 극저온강이어야 한다는 뜻.

 

액화수소 수송선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실증된 바 없으며, 유일하게 일본이 116m 길이의 실증용 소형 선박을 건조한 바 있다.

 

수소를 운송, 저장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수소를 다른 물질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수소화합물을 만드는 것이다.

 

수소화합물에는 수소에 톨루엔을 결합한 유기수소화합물(MCH, 상온), 질소를 결합한 액화암모니아(NH3, -33°C), 이산화탄소를 결합한 액화메탄(NHx, -160°C)이 있는데, 수소화합물은 액화 수소에 비해 저장 가능한 온도가 높아져 수송이 용이하다.

 

수소화합물에 대응할 강재는 이미 포스코에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수소화합물을 만드는 작업에 대한 연구와 실증만 완료된다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는 스테인리스스틸을 타고~

 

CO2 제로 사회에 이상적인 에너지 공급원인 그린수소.

 

이를 생산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부품은 ‘수전해 분리판’이다.

 

수소를 생산하고 연료로 사용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분리판’이라고 불리는 금속인데, 분리판은 수소와 산소의 이동 통로로, 전기전도성이 높고 부식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분리판을 만드는 데에는 뛰어난 기술력이 요구된다.

 

분리판에는 수소전기차와 같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데 들어가는 ‘연료전지 분리판’과 수소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수전해 분리판’ 두 종류가 있다.

 

 

수전해 분리판은 물에서 수소를 생산(2H2O → 2H2 + O2)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수소 자동차나 발전기의 연료전지 분리판과는 다른 역반응(2H2 + O2→2H2O)으로 운용된다.

 

구동 환경이 연료전지 보다 고온, 고습하고 열악하기 때문에, 수전해 분리판은 연료전지 분리판 보다 더욱 뛰어난 내식성과 전도성이 요구되는 상황.

 

‘연료전지 분리판’은 내연 기관 자동차로 따지면 ‘엔진’에 해당되는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분리판으로, 연료전지는 자동차에 주입된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는 2006년부터 연료전지 분리판 개발에 착수해,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에 적용된, 세계 최초의 초고내식 스테인리스스틸 분리판 소재 Poss470FC를 개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에는 부식 방지를 위해 분리판에 금이나 카본 소재를 코팅했었는데, Poss470FC는 이런 코팅 없이도 내부식성과 전도성을 높인 동시에 제작 원가를 낮추고 제품 크기도 줄인 혁신적인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Poss470FC는 국제스테인리스스틸협회(ISSF, International Stainless Steel Forum)  2018년 신기술상(New Technology Award)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 산업을 이끄는 산업기술성과 15선’에 선정됐다.

 

포스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Poss470FC)로 만든 연료전지 분리판이 2016년 북미국제모터쇼(NAIAS) 기술전시회 포스코 부스에 전시돼 있다.

 

한편, 발전용 연료전지 분리판은 구동 환경이 100°C 이하인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분리판과는 달리, 600~800°C에서 작동되고 긴 시간 동안 시동되기 때문에 높은 내산화성과 전도성이 요구되는데, 현재는 독일, 일본에서 생산된 고가(高價)의 희토류가 첨가된 스테인리스강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비싼 수입재를 대체할 수 있는 저원가·고전도성 강재 Poss460FC를 개발함으로써, 원천 소재 개발을 통한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의 수소 탐구생활> 마지막편! 다음 시간에는 수소를 활용한 철강생산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을 통해 수소와 스틸의 운명적 만남을 살짝 엿보기로 하자! 커밍쑨~

 

 

 

3편. 미래 철강은 수소환원제철로?!

 

 

수소를 생산하고, 운송한 뒤에는 어디에 쓸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용도는 자동차 연료다.

 

수소를 연료로 주입해 차량용 연료전지에서 생산한 전기로 구동되는 수소전기차.

 

마찬가지로 발전소에서 발전용 연료전지나 수소가스터빈을 활용하면 수소로 산업용, 가정용 전기도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 수소를 활용하면 ‘전기’뿐만 아리나 ‘철강’도 만들 수 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수소환원제철’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혁신적 기술이다.

 

화석연료인 석탄을 사용하지 않으니, 이산화탄소(CO2) 발생도 제로에 가까운 셈.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2050년이 되면 수소환원제철을 포함한 산업용 수소가 전세계 수소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전용 수소의 예상 수요가 42%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생각보다 높은 편. 물론,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실증, 산업용 수소 단가 현실화, 수소 공급망 구축 등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미래는 끝없이 도전하는 자에게 웃는 법.

 

그럼, <포스코의 수소 탐구생활> 심화편! 포스코의 끝없는 도전과 혁신이 만들어 낼 ‘2050년 미래의 수소 제철소’로 여정을 떠나보자.

 

스틸이 CO2 발생없이 생산되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 제철소.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수소환원제철’을 소개한다.

 

 

Good Bye CO2~, 수소환원제철의 작동 원리

 

수소환원제철은 어떤 원리일까?

 

바로 이름에 답이 있는데, 수소제철이 아니라 수소‘환원’제철이라고 하는 이유.

 

즉, 수소(H2)가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Fe2O3 + 3H2 → 2Fe + 3H2O) 이 과정을 통해 물(H2O)과 함께 철(Fe)이 생성되는데, 이를 환원철, 전문적인 용어로는 DRI(Direct Reduced Iron)라고 한다.

 

그럼 지금은 무엇을 환원제로 쓰고 있을까? 바로 ‘석탄’에서 발생하는 가스, 즉 일산화탄소다.

 

‘고로’라고 불리는 큰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1500°C 이상의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CO)가 발생해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반응(Fe2O3 + 3CO → 2Fe + 3CO2)이 일어나는데, 이때 CO2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를 쓴다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간단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매우 커다란 변혁의 시작이다.

 

더 이상 제철소에서 온실가스인 CO2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 온 철강생산공정의 많은 부분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50년,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된 제철소는 어떤 모습일까?

 

첫 번째 변화는 제철소에 고로(용광로)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고로에서 석탄과 철광석을 한 데 녹이는 공정이 없어지니, 고로와 함께 부속설비(소결공장, 코크스공장)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용광로 없는 제철소라니?

 

그렇다면 수소와 철광석의 환원반응은 어디에서 일어날까? 바로 ‘유동환원로’라는 설비를 통해서다.

 

철광석을 환원하여 환원철(DRI)을 만드는 설비인 유동환원로는 사실 이미 포스코에 존재하는데, 바로 포스코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FINEX, Fine Iron ore Reduction) 공정에서 찾을 수 있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지 않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한다.

 

이는 수소환원제철 구현에 가장 근접한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만 수소환원제철과의 차이점이라면 파이넥스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반면, 수소환원제철(HyREX, Hydrogen Reduction)은 수소를 100%를 사용한다는 점.

 

그런데, 사라지는 설비가 고로만이 아니다?

 

기존에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용선)은 ‘전로’라는 설비를 통해 정제된 쇳물(용강)로 변환된다.

 

그런데, 수소환원제철은 유동환원로에서 생산된 환원철(DRI)을 ‘전로’가 아닌 ‘전기로’에 넣어 녹이고 불순물을 정제하기 때문에, 전로도 사라지게 되는 것.

 

즉, 수소환원제철은 기존의 고로와 전로 자리에 수소유동환원로와 전기로가 들어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고로조업, 파이넥스,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어떻게 다를까?

 

A. 고로조업은 철광석과 석탄을 각각 소결공장과 코크스공장에서 고로에 넣기 좋은 형태로 만든 후, 고로에서 녹여 쇳물(용선)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전로에 넣어 정제한 쇳물(용강)로 제품을 생산한다.

 

이때, 환원제는 일산화탄소가 사용된다.

 

고로가 없는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유동환원로에 넣어 환원철(DRI)를 생산하고, 이를 용융로에 넣어 쇳물(용강)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전로에 넣어 정제한 쇳물(용강)로 제품을 생산한다.

 

이때, 환원제는 석탄을 넣은 용융로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75%와 수소 25%가 사용된다.

 

고로와 전로가 없는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과 수소를 유동환원로에 넣어 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한 쇳물(용강)로 제품을 생산한다.

 

이때 환원제는 수소가 100% 사용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눈 여겨 볼 점이 있는데, 바로 ‘전력’의 활용이다.

 

수소환원제철공정이 기존 고로 조업이나 파이넥스와 다른 또 하나의 차이점은 외부로부터 대규모의 전력을 끌어와야 한다는 점이다.

 

고로는 쇳물 제조뿐만 아니라, 후공정에 필요한 열원과 전력 생산을 위한 부생가스를 공급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고로조업시 부생가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탄소가 100% 환원에 이용되지 않기 때문인데, 실제 포스코의 경우 부생가스 발전을 통해 제철소 필요 전력의 60% 이상을 자체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환원제철은 수소가 100% 환원에 쓰이기 때문에 부생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데, 이는 곧 제철소의 모든 전력이 필수적으로 외부에서 공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고로가 사라진 2050년 수소환원제철소에 쓰이는 전기.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

 

제철소의 두 번째 변화, 바로 높아지는 신재생 에너지 의존도다. 

 

수소환원제철의 기본 개념은 ‘그린 수소’를 전제하고 있다.

 

이 말인 즉, 유동환원로에 투입되는 수소도, 설비를 구동하는 전기의 생산도, 모두 탄소배출이 없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1편에서 살펴보았듯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데에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때문에, 그린 수소를 자체 생산할 수 없는 국가는 앞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일조량, 풍속 등의 이유로 지정학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19년 기준 한국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kWh당 163원으로, 이는 중동보다 10배 비싼 수준인데, 그린 수소의 대량 생산지가 호주나 중동 등으로 전망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지난해 3월 글로벌 리서치 회사 블룸버그NEF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50년 그린수소의 글로벌 수요·공급 전망이 지역별로 극명하게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호주와 중동 지역에의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향후 이들 지역과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참여 및 파트너사 발굴의 중요성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050년 국가별 그린수소 무역 전망 (출처:  블룸버그NEF Hydrogen Economy Outlook , 2020.3.30)

 

수소환원제철과 신재생에너지의 밀접한 관계는 지난해 8월 수소환원제철 시범 공장을 가동한 스웨덴 철강사 SSAB의 하이브리트(HYBRIT) 프로젝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HYBRIT에는 유럽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LKAB뿐만 아니라, 스웨덴 다국적 전력회사 바텐팔(Vatenfall)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

 

유럽은 이미 신재생 에너지, 수력, 원자력 등 저탄소형 발전 비중이 높다.

 

지난해 국가수소전략을 발표한 독일은 이미 전체 전력 소비량의 50%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을 정도.

 

지난달 유럽연합은 신재생에너지(38%)가 화석연료(37%) 발전 비중을 최초로 넘어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더구나 150년 이상의 철강 역사를 가진 유럽의 제철소들은 이미 수명이 다한 고로와 관련 설비가 많고, 연산 100만톤 이하의 소형 설비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에 더욱 적극적인 상황.

 

반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 제철소의 고로는 대부분 연산 500만톤급의 대형인 데다, 유럽에 비해 철강 역사가 짧아 아직 고로 수명이 수십년 이상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수소환원제철로 가는 징검다리, CO2 저감형 하이브리드 제철기술 개발중!

 

내용적이 5500㎥ 이상인 초대형 고로는 현재 전세계에 총 15기.

 

이중 포스코는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 1고로(6000㎥)를 포함해 총 6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고로의 2/3가 초대형 고로인 것.

 

또한 고로는 그 특성상 한번 화입(火入)을 시작하면 불이 꺼질 때까지 쇳물을 생산하게 되는데, 1973년 첫 쇳물을 생산하기 시작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는 지금도 가동중이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보다 국가별, 제철소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기존 고로에 대한 CO2 저감 활동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겠다.

 

현재 포스코는 2017년 12월부터 정부 주도로 진행중인 ‘고로기반 CO2 저감형 하이브리드(Hybrid) 제철기술’ 개발에 참여, 석탄을 수소함유자원이나 *바이오매스와 같은 탄소중립적인 환원제로 일부 대체하는 방안과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 전 일부 환원하여 사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식의 CO2 저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기술을 고로에 적용하면 CO2 배출을 기존 고로 대비 약 10 % 절감할 수 있다.

 

고로기반 CO2 저감형 하이브리드(Hybrid) 제철기술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포스코뉴스룸에서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바이오매스 : 태양 에너지를 받아 유기물을 합성하는 식물체와 이들을 식량으로 하는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유기체를 총칭한다.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포스코는 단기적으로 CO2 발생 저감기술을 개발하고 저탄소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을 실현하여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포스코는 국내외 철강사들과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공동 연구개발 추진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최정우 회장은 WSD(World Steel Dynamics) 온라인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그린 스틸 이니셔티브’ 추진과 저탄소 혁신 기술 및 정보 교류 강화 등 글로벌 철강업계의 공동 대응을 제안한 바 있다.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에서 걸어 나와 어느새 우리 눈 앞에 다가오고 있는 수소 사회.

 

그 중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소배출 없는 제철소를 향한 도전과 혁신을 멈추지 않는 포스코가 있다.

 

출처: 포스코 뉴스룸

1편. 수소, 당신은 스틸의 동반자

2편. 수소는 스틸을 타고~

3편. 미래 철강은 수소환원제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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