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2050년 탄소 배출 제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들 역시 앞다퉈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친환경 전환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국가에서 자동차에 대해 보다 강력한 환경 정책을 펼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자동차는 화석 연료 수요가 크고, 도심 대기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규제 강화는 자동차의 생애 주기 전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단속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입니다.
바로 에너지 및 원료 생산, 제품 사용, 부품 교체, 그리고 폐기·재활용까지 전체를 포괄하는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입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19년부터 자동차 LCA 기준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2025년 이후 도입을 목표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엄격한 환경 규제, 전과정 평가란?
전과정 평가는 환경영향평가 방법의 일종으로, ‘전생애 평가’라고도 불립니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해서 사라질 때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전부를 따지는 것입니다.
탄소 발자국을 떠올리면 보다 이해가 쉽습니다.
모래사장을 거닐면 지나온 길에 발자국이 남듯이 제품 또한 흔적을 남기고, 이를 탄소 발자국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유통 분야 중심으로 적용됐던 탄소 발자국 개념이 자동차까지 확장되는 것이죠.
지금의 자동차 환경 규제는 ‘연료 탱크부터 바퀴까지(Tank to Wheel, TtW)’로, 주행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에 대해서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질소산화물(NOx), 입자상 고형 물질(PM) 등이 해당됩니다.
전과정 평가는 이러한 규제의 범위를 주행 중 배출 물질 뿐만 아니라 제품의 원료 및 가공, 제조, 수송, 유통, 사용과 재활용, 폐기물 관리 과정에서 소모되고 나오는 오염 물질까지 확장합니다.
이를 통해 부문별로 개선 방안을 찾고, 적용해 환경 오염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적이죠.
자동차에 LCA를 적용하면 가장 먼저 에너지 생산 방식 점검부터 시작됩니다.
즉, 내연기관이라면 화석 연료인 휘발유나 경유이고, 전기차라면 전기가 되겠죠.
일명 ‘유정에서 바퀴까지(Well to Wheel, WtW)’로, 에너지 소비만이 아닌 에너지 생산 과정까지 살펴보는 겁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에 대한 LCA는 WtW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전망입니다.
향후에는 제품을 이루는 원료부터 사용 중 윤활유 및 부품 교체, 폐기·재활용 등 자동차의 전체 순환(Vehicle Cycle)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과정 평가 도입 배경, 탄소 제로
전과정 평가 도입 움직임이 이는 건,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의 온도를 억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 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의 8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반드시 줄여야 합니다.
EU,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2050년까지 모든 활동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 중립을 선언한 까닭이죠.
여기서 0는 배출을 아예 않는 것이 아닌, 배출한 양을 도로 흡수해 중립으로 상쇄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에너지를 소비할 경우 2050년에는 해수면 고도가 1m 이상 상승하고, 쓰나미 같은 자연 재해가 매년 일어납니다.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역시 2100년 지구의 온도가 지금보다 3℃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지난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인 1.5℃로 제한하는데 합의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각국의 실질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큽니다.
최근 몇 년 간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추세입니다.
이들은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부의 엄격한 규제도 충족해야 하며, 환경에 대해 책임을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에도 대응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산화탄소 대부분은 산업 및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LCA는 대기 환경 오염을 줄여 기후 변화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과정 평가 도입 이끄는 유럽연합
자동차 업계에 전과정 평가 도입을 가장 먼저 검토하고 있는 곳은 유럽입니다.
EU는 지난 2019년 자동차에 대한 LCA 기준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유럽의회와 유럽위원회는 새로운 자동차 환경 규정을 발표하면서 EU에 LCA 규제 도입 적용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2023년까지 승용차 및 경상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EU 공통의 전과정 평가 방법과 법제화 같은 후속 정책 등을 보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206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발표한 중국도 2025년 이후 도입을 위해 LCA 기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친환경 전환이 늦었던 만큼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각종 친환경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도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을 위해 전과정 평가를 도입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발의된 기후 법안 ‘클린 퓨처 액트(Clean Future Act)’에 2005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50% 저감 목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과정 평가 도입 시 하이브리드카 재조명 기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에 LCA가 도입되면 고효율 내연기관차인 하이브리드카가 재조명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원료부터 따지는 전체 주기를 살펴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기차와 비등하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이런 추측의 배경에는 에너지원 및 생산 시설의 발전 방법 등이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아직까지 화석 연료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장 빠른 유럽 또한 여전히 화석 연료가 에너지 믹스(Energy mix, 전력 생산 방법 비율)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생애 주기로 시각을 확대하면 하이브리드카가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LCA 방식 규제 도입 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의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전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근거로 하이브리드카 육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신차 가운데 하이브리드카의 비중을 50%로 채울 것이며, 일본 또한 LCA를 고려한 장기 목표를 강조하며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비중을 최대 40%로 설정했습니다.
두번째로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더욱 활성화 될 전망입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순환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따라서 사용 후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재사용 및 재활용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산업이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은 친환경 가치 사슬에 대한 중요성 증대입니다.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생산 공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노력과 더불어 차체 및 부품의 원료 변경, 최종 폐기 단계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 도입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 보유가 기업의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생산 프로세스 및 에너지 효율 개선, 청정 연료 생산, 여가 에너지 저장 등 자원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전 사업장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획적으로 줄여가고 있습니다.
LCA를 비롯해 친환경 전환 추세에 발맞춰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있는 모든 노력들이 탄소 중립에 큰 힘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자동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빌리티 트렌드 2편] 생활이 되는 이동 수단,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0) | 2021.04.22 |
---|---|
[모빌리티 트렌드 1편] 목적지를 향한 마지막 한 걸음, 라스트마일 (0) | 2021.04.22 |
제네시스 GV80, 2021 캐나다 올해의 차에 선정되다 (0) | 2021.04.14 |
새로운 공간 경험을 선사할 MPV, 현대자동차 스타리아 최초 공개 (0) | 2021.04.14 |
[현대차그룹의 수소 비전 2편] 수소 사회를 움직이는 연료전지 (0) | 2021.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