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서트 앵콜, 짜고 치는 거 알면서도 왜 항상 설레는 걸까?
콘서트의 뜨거운 열기가 절정에 달하고, 아티스트가 마지막 곡이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를 마친 뒤 퇴장하는 순간이 있는데요.
그때부터 우리 모두가 아는 약속된 순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과 함께 '앵콜'을 외치면, 잠시 숨을 고른 아티스트가 다시 무대 위로 등장해 2~3곡의 노래를 선물처럼 들려주는 그 순간 말이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관객의 함성 크기와는 상관없이, 95% 이상의 공연에서 이 '가짜 앵콜'은 거의 정해진 수순처럼 진행됩니다.
어차피 더 부를 거면서 왜 굳이 들어갔다 나오는 걸까? 그냥 그 시간에 한 곡이라도 더 불러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인데요.
오늘은 이처럼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하게 여겼던 콘서트 앵콜 문화 속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
모두가 아는 거짓말, 하지만 꼭 필요한 약속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관객과의 약속'이자 오랜 '전통'이기 때문인데요.
만약 밴드가 아무 말 없이 예정된 곡을 모두 연주하고 그대로 들어가 버린다면, 관객들은 공연 시간이 충분했더라도 어딘가 덜 끝난 듯한 찝찝함과 함께 '속았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앵콜은 이제 단순히 추가 곡을 듣는 것을 넘어, 공연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경험을 완성하는 필수적인 '의식(Ritual)'이 되었거든요.
관객은 더 듣고 싶다는 열망을 '앵콜'이라는 함성으로 표현하고, 아티스트는 그 부름에 응답하며 무대로 돌아와 서로의 만족감을 확인하는 상호작용 그 자체를 즐기는 것입니다.
마지막을 더 뜨겁게 만드는 심리적 장치
사실 이건 굉장히 영리하게 설계된 심리적 장치이기도 하거든요.
마치 '어른들을 위한 까꿍 놀이'와도 같은 이 잠깐의 멈춤은 공연의 마지막을 향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냥 쭉 이어서 연주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혹시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약간의 불안감과, 다시 등장했을 때의 안도감, 그리고 '우리의 함성으로 그들을 다시 불러냈다'는 성취감이 뒤섞여 마지막 곡들을 훨씬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데요.
이는 마치 알람 시계의 '스누즈 버튼'과도 같습니다.
어차피 곧 일어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5분 뒤를 기약하며 얻는 그 짧은 행복이 아침을 조금 더 견딜 만하게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것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은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큰 폭의 할인을 받는 것'을 '처음부터 저렴한 가격'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하는데요.
총 14곡을 부르는 공연이 있다면, 14곡을 쭉 이어서 부르고 끝내는 것보다 11곡을 부른 뒤 잠시 퇴장했다가 '특별히' 3곡을 더 들려주는 방식이 관객에게는 훨씬 큰 만족감과 '뭔가 더 얻었다'는 기분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아티스트에게도 필요한 '숨 고를 시간'
물론 여기에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도 숨어있는데요.
한두 시간 동안 격렬하게 노래하고 연주한 아티스트에게 이 짧은 시간은 잠시 땀을 닦고, 물을 마시며 마지막 에너지를 폭발시킬 준비를 하는 소중한 휴식 시간입니다.
또한 이 시간을 활용해 의상을 갈아입거나, 마지막 곡들의 분위기에 맞춰 무대 세팅을 미세하게 변경하기도 하거든요.
관객의 반응을 살피며 앵콜 곡 순서를 즉석에서 조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이 잠깐의 틈이 공연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앵콜은 안 합니다, 대신 더 불러드릴게요!"
물론 모든 아티스트가 이 공식을 따르는 건 아닌데요.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처럼 "저희는 앵콜 같은 거 안 해요. 그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 아껴서 한 곡이라도 더 들려드릴게요!"라고 솔직하게 선언하며 더 긴 세트리스트를 쭉 이어서 소화하는 밴드들도 있습니다.
또는 나이가 지긋한 아티스트들은 "무대 뒤까지 뛰어갔다 오기엔 우리가 너무 늙었어요. 그냥 여기서 바로 앵콜 곡 시작하겠습니다!"라며 재치있게 상황을 넘기기도 하거든요.
이런 경우, 관객들은 오히려 그 솔직하고 소탈한 모습에 더 큰 환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콘서트의 앵콜은 단순한 관습을 넘어,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의 마지막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공연의 마무리를 알리는 신호등이자, 서로의 에너지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쏟아내게 만드는 기폭제인 셈입니다.
조금은 작위적일지라도, 이 뜨거운 '밀고 당기기'야말로 우리가 라이브 공연에 열광하는 이유이자, 그 경험을 완벽하게 완성하는 마지막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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